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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바오로 수도회

제목 김동주도마 수사의 글 [06월 28일 제13주일 복음 묵상]
작성자 오완수 작성일 2020-06-25 09:29:48


복음 묵상, 6월 28일(연중 제13주일)

안녕하세요, 오늘의 묵상 담당, 성바오로수도회 김동주 도마 수사입니다.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많은 신자 여러분들이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있는 요즘입니다. 정말 많이 힘드시겠지만, 영적인 힘으로 무장하시고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아무리 거센 바람도 결국, 지나가듯이 이 어려움도 다 지나갈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을 가져봅니다. 오늘 1, 2독서와 복음의 주제어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산다는 것’이라고 정해보았습니다. 1독서 열왕기 하권에 등장한 수넴 지역의 한 부유한 여자는 분명 그리스도 예수님의 제자다운 행동을 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를 위해 극진한 대접을 마음을 다해 매번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여자는 엘리사에게서 큰 선물도 받습니다. 오랫동안 아들을 못 낳던 그 여자는 아들을 얻게 된다는 예언자 엘리사의 약속을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2 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산다는 것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분 안에 살기 위해서는 그분과 함께 묻혔고(죽었다는 의미) 다시 살아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삶은 무엇입니까? 과거에 우리가 죄로 죽었었지만, 지금은 예수님 안에 하느님을 위해 다시 살아가는 삶을 새로운 삶이라고 합니다. 마태오 복음에서 예수님이 사도들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을 따르려면 제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만약 제 십자가를 지지 않으면 당신 제자의 자격이 없다고 단언하십니다. 이렇게 1, 2독서와 복음을 통해 보면 그리스도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은 그분이 삶의 시작이요 마침이요 중심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시작, 마침, 중심 이것은 그분이 모든 것이고 전부라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다른 말로 제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른다는 것은 고통을 감내하고 용기 있게 나아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엄청난 용기로 수없이 많은 고통을 이겨내고 살아간 위대한 인물이 많지만, 오늘 제가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앤 설리번 선생님입니다. 헬렌 켈러의 가정교사입니다. 헬렌 켈러를 말할 때 앤 설리번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1887년 시각 장애인 헬렌 켈러가 일생을 통해 가장 중요한 날, 그녀가 7살이 되기 전의 일입니다. “어떤 기적이 일어나 내가 사흘 동안 볼 수 있다면, 먼저 어린 시절 내게 다가와 바깥세상을 활짝 열어 보여주신 사랑하는 앤 설리번 선생님의 얼굴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싶습니다.” 헬렌 켈러는 자서전에서 다시 이야기합니다.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녀가 어머니일 것, 이라고 생각했고 손을 뻗쳤다. 누군가 나의 손을 잡고 나를 끌어당겨 양팔로 꼭 감싸 안아주었다. 앤 설리번 선생은 내게 사랑을 주려고 여기까지 찾아온 사람이었다.” 사실 헬렌 켈러는 1880년 미국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고 애초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19개월이 되었을 때 뇌척수막염으로 시력과 청력을 다 잃었습니다. 소녀의 부모 부탁으로 가정교사 한 사람을 소개받았는데 그녀가 앤 설리번이었습니다. 앤 설리번도 어려운 생활을 하였고 고아로 자랐고 점자와 수화를 배웠으며 그녀 역시 결막염을 앓아 시각 장애인과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여러 차례 대수술을 거쳐 시력을 회복하였지만, 평생 사물이 둘로 겹쳐 보이는 불편을 안고 살았습니다. 설리번 선생님과 헬렌의 치료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응석받이로 자란 헬렌은 선생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고 심지어 선생님의 이를 부러뜨리는 악행도 저질렀습니다. 늘 악다구니를 쓰며 달려드는 아이와 온종일 씨름을 하며 수화를 가르치는 앤 선생님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진이 빠지곤 하였습니다. 그런 나날이 지속이 되다가 사람들이 기적이라고 부르는 일이 벌어집니다. 집 마당의 펌프가에서 헬렌이 드디어 물(water)라는 단어를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누군가 펌프에서 물을 가져가는데 선생님이 내 손을 물에 갖다 대셨다. 선생님은 물이라고 썼다. 선생님의 손 움직임에 온 신경을 쓰고 있는데 가물가물한 의식 저편으로 서서히 생각이 그 모습을 드러내며 돌아오는 떨림이 감지되었다’, 라고 헬렌은 훗날 자서전에 기록합니다.

오늘 복음 묵상의 주제가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사는 것이었지요? 앤 설리번 선생은 헬렌 켈러와 지내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으로 마음으로 전한 위대한 인물입니다. 사랑의 사도입니다. 오늘 예수님과 바오로 사도께서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하고 죽었다가 살아나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었지요? 앤 설리번은 헬렌 켈러라는 큰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 지었습니다. 그리고 헬렌 켈러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어떤 힘으로, 선생님의 사랑의 힘으로, 예수님은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우리 역시 오늘 또 하나의 앤 설리번이 되어 사랑을 실천하는 사도가 되어야겠습니다. 내 주위에, 나의 가정 안에, 나의 가까운 곳에 또 다른 시각 장애인인 헬렌 켈러가 있는지 사랑의 눈과 마음으로 살펴봅시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위대한 사회사업가인 헬렌 켈러의 명언을 묵상해볼까요. ‘행복의 문이 하나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닫힌 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우리를 향해 열린 문을 보지 못하게 된다.’  놀랍지 않으신가요? 여러분, 시각 장애인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비록 눈은 닫혀있지만, 마음은 활짝 열고 살아간 헬렌 켈러의 말을 오랫동안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위대한 헬렌 켈러가 만약 스승인 앤 설리번의 사랑이 없었다면 이렇게 멋진 인물이 되었을까요? 아마 아닐 것입니다. 헬렌 켈러가 승리하는 인생을 살기까지 그 인생 뒤에는 48년간의 긴 세월을 함께해 준 앤 설리번 선생님의 인내라는 성품이 빛을 발했기 때문입니다. 포기하지 않은 인내의 사랑은 이처럼 세대를 타고 기적을 만들어 냅니다. 인내의 진리를 알고 실천한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 뵙겠습니다.  

아멘~~!


- 성바오로 수도회 김동주도마 수사 -